저마다의 봄의 기억을 나누는 동안 성큼 여름이 다가왔습니다. 편지에 실었던 담담한 봄의 선곡도 여름으로 옮겨갑니다. 마치 약속이나 한듯, 세 사람 모두 신비롭게 우리를 어디론가 데려가는 작품들을 골랐습니다.
윤혜는 칸 영화제의 공식 음악인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 중 ‘수족관’을 들을 때면 여름이 왔음을 실감합니다. 반짝이는 선율 속에 별이 쏟아지는 여름밤과 레드카펫, 꿈 같은 영화 장면들이 스치죠. 호경은 브라질 작곡가 빌라 로부스가 파리에서 쓴 '멜로디아'를 떠올립니다. 존 헨리 크로포드의 어둑한 듯 그윽한 음색은 마법처럼, 기어코 감정적 동요를 일으키고야 말죠. 혜선은 차가운 아이슬란드 풍경을 몽환적인 음색으로 표현한 요한 요한손의 작품으로 여름을 맞습니다. 수력발전소 기계 소리를 변용시킨 어딘가 스산한 음색은 더위를 식힐 서늘한 기분을 선사할 겁니다. 아름다운 여름날 되세요. 💫